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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집에 앉아서도 물건을 구매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보낼 수 있고, 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 글 또는 파일을 전달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우리는 해당 서비스 제공자에게 개인정보를 전달하고(계정 만들기), 우리가 이 서비스를 이용할 자격이 있으며(인증서 등록), 규칙을 지킬 것을 약속(EULA) 등을 해야 합니다. 서비스가 중요하면 중요할수록 또는 인기가 있으면 인기가 있을수록 우리는 더욱 강력한 관리를 받게 됩니다.

 

이것은 바로 우리의 서비스가 어떤 제공자에게 지배 당하고 있으며, 그들이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은행의 경우 우리가 맡긴 돈을 가지고 뱅킹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한해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은행이 없다면 우리는 안전하게 다른 사람과 돈 거래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소위 공정하게 어떤 거래에 대해서 인증을 해줄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죠.

 

P2P (peer to peer) ?

 

90년대 후반 인터넷이 발생하면서, 집집마다 컴퓨터란 것이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은 본래 로컬 네트워크에서부터 발전한 개념입니다. 특정 범위 안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끼리 서로 연결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월드 와이드 웹이라는 거대한 정보의 거미줄로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각자의 컴퓨터를 공유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소리바다(음악 공유)를 필두로 해서, 서로의 컴퓨터 안에 저장된 특정 정보들을 공유한다는 것은 음악 청취자들이 일방적인 음악의 소비자에서 소비자이자 제공자로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간단한 검색 만으로 전세계의 다양한 음악을 서로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P2P의 의미입니다. P peer의 약자 입니다. Peer의 의미는 다른 사람과 동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서로 동등한 사람끼리의 거래인 것이죠. 중요한 물건의 제공자는 수요에 따라 비싼 값에 물건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독점인 상태에서는 더욱 비싸게 팔 수 있을 것 입니다. 해당 물건에 대한 권력이 물건의 제공자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P2p는 모두가 수요자이면서 제공자이기 때문에(서로 동등하기 때문에) 권력이 편중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P2P의 장점은 해당 컨텐츠의 생산자(제공자이기도 한)들에게는 큰 위험이 되었습니다. 요즘 많이 하는 토렌트란 것도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토렌트는 특정 컨텐츠를 가지고 있는 여러 사용자로부터 조금씩 조각들을 동시에 공유하는 시스템입니다. 토렌트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공짜에 빠른 속도로 다운을 받는 장점이 있지만, 해당 컨텐츠 생산자들에게는 자신들의 소중한 생산품을 도둑질 당하는 것입니다.

 

P2P와 블록 체인

 

20081031일 사토시 나카모토는 새로운 전자 화폐 시스템에 대한 논문을 발표 했습니다. 중간 금융 서비스 업체를 거치지 않고, 오로지 거래 당사자들 사이에서만 화폐를 교환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소개한 것입니다. 그리고 20091월 비트 코인이라는 시스템을 직접 구현했습니다.

 

중간 금융 서비스 업체를 거치지 않고 거래를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수수료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워낙 발달한 우리 나라의 경우 수수료 무료도 많고 그렇지만, 해외 거래에 있어서는 수수료는 물론이며 기간도 다소 소요됩니다. 이런 거래를 빠르게 그리고 저렴한 수수료를 지불하고 할 수 있다면 누구나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것입니다. , 나의 소중한 돈을 거래하는 것이니 안전성이 확보되어야 할 것 입니다.

 

우리는 옛날 PC 온라인 게임 시절 직거래란 것을 많이 했습니다. 주로 게임 내 아이템을 현실에서 만나서 돈과 교환하는 형태입니다. 당시에도 인터넷 뱅킹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서로를 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아이템 베이 같은 거래 사이트가 생겨나고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중간에서 거래에 대한 인증을 해주는 것만해서 게임 회사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거래 당사자간 즉 P2P로 금전을 거래하는 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 합니다. 해외 멀리 있는 생전 얼굴도 본 적 없는 사람에게 100만원을 입금하고 내가 당신에게 100만원을 줬다고 해봐야, 나중에 그 사람이 받은 적이 없다고 하면 받아낼 도리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찾을 수도 없을 것 입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어떻게 이런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했을까요? 그것은 바로 블록 체인이라는 검증 시스템 때문입니다. 블록 체인이라는 검증 시스템도 P2P의 개념을 이용한 것입니다. 대신, 거래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같이 거래를 보증해주는 것 입니다.

 

비트 코인의 경우 10분마다 모든 거래 내역을 모아서 하나의 묶음을 만듭니다. 이것을 블록이라고 하는데요. 지난 10분간의 거래에 참가했던 사람들끼리 이 블록을 가지게 되는 것 입니다. 그리고 이 블록은 순서대로 엮이게 됩니다. 이것을 블록 체인이라고 부릅니다. 시간 순서로 매우 길게 배열된 거래 장부인 것이죠. 어떤 거래에 대해서 검증을 하려면, 관련된 블록을 가진 사람들의 정보를 서로 비교하여 그 타당성을 검증해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도 악의를 가진 일부가 거래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 모인 대부분의 사람이 선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거래 입증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수학 문제를 제공합니다. 이 수학문제는 여러 대의 컴퓨터가 대략 10분에 걸쳐서 연산을 해야 풀리게 됩니다. 문제가 풀리면 그 해답을 근거로 다음 문제가 제출 됩니다. 이렇게 2시간 동안 12문제를 풀게 되고, 문제를 맞출 때 마다 블록을 만들어서 총 12개를 연결하게 됩니다. 이것을 조작하고 싶다면, 조작을 원하는 몇 명이 이 문제를 정해진 시간 안에 다 풀 수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실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거래와 관련하여 자신의 컴퓨터를 빌려준 사람이 모두 나의 편이 될 수 없으며, 나와 조작을 하려는 사람들로만 문제 풀이에 참여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거래 검증에 컴퓨터를 빌려준 사람들에게는 기여도에 따라 보상이 제공됩니다. 이것이 바로 비트 코인입니다.

 

비트 코인은 거래가 됩니다. 현재는 세계 100대 화폐에 들어갔습니다. , 사람들이 자신의 컴퓨터를 빌려주는 것 만으로 대가를 받고 있으며, 이 대가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사람들이 블록 체인 검증 체계에 해를 주는 행위를 하지 않게 될 것 입니다. 투명성이 올라가는 것이죠.

 

블록 체인의 발전

 

비트 코인의 인증 시스템은 다양한 분야에 점점 이용되고 있습니다.

 

MaidSafe는 구글 드라이브나 드롭박스 같은 역할을 하는 서비스 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으로부터 조금씩 받은 저장 공간을 서로 공유형태입니다. 참가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저장할 수 있는 양은 많아 집니다. PC를 실수로 포맷했다고 해도, 네트워크 상에 항상 나의 정보가 남아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고, 데이터가 손실될 일도 없고, 백업이 필요하지 않게 됩니다.

 

Bitmessage의 경우 해킹 또는 감청의 위험 없이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습니다. 카카오 톡의 경우 중앙에서 대화를 저장하고 있습니다. 국가 기관이나 카카오에서 원한다면 해당 내용을 살펴볼 수 있겠죠? 개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큰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블록 체인은 다양한 분야에 이용될 수 있을 것 입니다.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가늠할 수 없을 것 입니다. 이로 인해, 그간 권력자의 역할을 하던 서비스 제공자들은 점점 그 힘을 잃게 될 것 입니다. 단순히 비트 코인 같은 가상화폐로만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가상 화폐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블록 체인이라는 시스템의 가능성을 너무 좁게 보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잠깐의 트렌드일지 아니면 새로운 미래일지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세상을 바꾸는 큰 변곡점에 우리는 서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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