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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에 있다 보니, 가상 화폐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래를 보는 예지 능력이 없다 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었습니다. 그러다가 2017년 말쯤 전세계적으로 광풍이 불어 닥치면서 평범함 소시민으로서 수많은 망상과 후회를 했었습니다. 한창 빠리바게뜨에서 비트 코인으로 빵을 사먹을 수 있다고 했을 때, 코 웃음을 쳤던 저를 많이 원망했었습니다. 그래서, 신년을 맞이하여, 소소하게 한번 접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빗썸을 비롯한 유명 국내 거래소의 회원에 가입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래 이야기는 시작한지 일주일 간 발생한 것들 입니다.
1. 실명제 시스템 적용까지 입금 불가(최소 1월 20일까지 불가능 할 것)
회원 가입은 어렵지 않았으나, 문제는 원화를 입금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부의 규제로 인해, 실명제 작업이 되기 전에는 신규 가입자들이 입금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규제는 12월 31일부터 시행이 되었는데, 좀 더 빨리 했으면 좋았을 것을 거래소만 3-4개 회원가입만 하고 더 이상 진전이 없었습니다.
2. 낯선 입금 시스템
1월 20일까지는 포기하고 지내야겠다 하고 있었는데, 코미드라는 새로운 거래소가 1월 5일에 생겼습니다. 혹시나 하고 계정을 만들어보니, 입금이 가능했습니다. 주거래 은행을 등록하고, 입금 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입금이 몰려서 지연되고 있다는 팝업만 보았고 입금이 되지 않았습니다. 1월 5일 저녁에 입금 신청을 하고, 1월 6일 낮이 되었는데도 입금이 되지 않았습니다. 입금 대기 상태로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렇게 오래 걸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뜬 입금이 원활이 되고 있다는 공지를 보고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알고 보니, (어떻게 보면 너무도 당연한 것인데) 입금 신청을 하고 제가 그 돈을 계좌로 보내야 하는 것 이었습니다. 국세를 낼 때, 위택스 등에 들어가면 해당 사이트에서 돈을 입금할 수 있는 것을 경험해서 그런가, 통장 인증을 했으니 신청만 하면 거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공인 인증서 등 여러 가지 시스템이 있는데, 그것을 거래서에서 신청한다고 보내질 것이라고 생각한 제가 너무 기술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던 것 같습니다.
3. 낯선 거래소간 가격차이
코미드는 코인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 코인 밖에 없습니다. (비트코인캐쉬, 이더리움 클래식 포함) 그렇다 보니, 마땅히 투자할 코인이 없는 곳 입니다. (제 생각에는 의도적으로 출금 수수료를 주 목적으로 만들어진 거래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부분은 추가로 다시 언급합니다.)
주식 투자를 했을 때, 주식은 어느 HTS를 사용하던 모두 같은 주식의 가격을 보고 매매를 했습니다. 하지만, 코인 거래소는 거래소마다 가격이 달랐습니다. 국내끼리도 달랐고, 국내와 해외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습니다. 국내와 해외차이는 소위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불리고 있었고, 국내끼리도 업비트 프리미엄 같은 것이 있는 정도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시세 차익의 기회가 쉽게 눈에 띄는 곳 이었습니다. 하지만, 원화를 해외 거래소에 이체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대표 코인들을 이체해서 그곳의 다른 알트 코인들을 구매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거래소마다 있는 코인들이 달랐습니다. 특정 코인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해당 거래소에 계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유명한 곳으로는 Binance 같이 홍콩에 근거를 둔 곳이 있었고, 다양한 소위 잡주(동전 코인)들만 거래하는 곳도 많았습니다.(coin exchange, kucoin 등등) 그래서, 투자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거래소를 이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나친 유입으로 인해서인지, 일부 거래소가 신규 등록을 제한하는 바람에 이 마저 도 쉽지가 않습니다.
4. 낯선 코인 출금 시스템
코인 출금을 하려면, 이동을 원하는 거래소의 해당 코인 지갑 주소를 알아야 합니다. 상당히 낯선 시스템이지만, 수많은 코인들이 있기 때문에 각 코인마다 별도의 관리 주소를 가지는 것 이외에는 딱히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 주소가 잘못 기재되어서 보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전송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블록 체인이 묶이는 시간을 생각할 때, 요청 량이 많다면 느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비트 코인이나 이더리움) 그래서, 제대로 보낸 것이 맞는지 오랜 시간 애간장을 태우는 일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이 경험을 해본 듯 해보지 못했습니다. 왜냐면, 코미드에서 72시간 출금 락을 걸어놓았기 때문입니다. 이걸 알았으면 돈을 넣지도 않았을 텐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구매하고 난 뒤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3일 후에 출금되는 것을 알았다면, 코인 가격을 충분히 생각하고 했을 것 입니다. 당장, 다른 거래소로 옮겨서 그것을 사야 한다는 일념으로 하다 보니 이런 것을 모르고 지나쳐 버렸습니다.
출금 신청을 한 상태에서 또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5. 눈 뜨고 코 베일 코인 출금 수수료
국내에 프리미엄이 많이 붙어 있다 보니, 조금 머리를 굴린다 하는 사람들은 해외에서 코인을 구매한 뒤, 국내로 코인을 옮겨 프리미엄만큼 차익을 얻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대중적인(매매에 있어서) 그리고 국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코인이 바로 비트 코인과 이더리움인데, 이 두 코인의 출금은 수수료가 정액으로 붙습니다.
비트 코인은 0.0001 BTC 같은 식으로 붙습니다. 이것은 비트 코인이 비싸질수록 같이 비싸지는 것 입니다. 문제는 출금 요청 금액의 1% 또는 10% 이러면 이해가 가는데, 무조건 1BTC 기준으로 0.0001 BTC 인 것 입니다. 천만원이면 만원, 2천만원이면 2만원이 되는 것 입니다. 현재, 2천5백만원정도 하니까, 수수료는 2만5천원 정도 입니다. 저는 소소한 금액(정말 소소한 금액 10만원)으로 가상화폐 맛을 보려던 사람입니다. 5만원을 비트 코인으로 교환한 뒤, 아무 생각 없이 원하는 거래소로 출금 신청을 했습니다. 몰랐는데, 수수료가 절반이 나오게 되어 있었습니다. 아직, 3일이 되지 않아 아직 돈은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소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 이야기는 “넌 그냥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2만 5천원을 나에게 주게 되어 있어~”라는 의미입니다.
2018년에 차세대 비트 코인을 꿈꾸며, 혹은 10000%의 대박을 꿈꾸며 사람들이 해외 여러 거래소를 기웃거릴 것 입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소소한 투자지만, 대박이나면 좋은 거죠) 그런데, 이렇게 생각지 못한 장벽들이 계속 있을 것 같습니다. 십만원만 해보려고 했는데, 고생은 대략 백만원어치로 느껴집니다. 시작은 힘들지만, 결말은 그래도 익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삽질하는 몇 일간 이미 너무 올라서 또 기회가 올지는 모르겠습니다. 또 다른 스토리가 나오면 2탄 올리겠습니다. (워낙 다사다난해서 곧 올릴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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