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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제법 쌀쌀해 졌습니다. 이렇게 찬바람이 불 때마다 생각나는 음식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철을 맞은 방어회입니다.


10월 말부터 2월까지를 방어 철이라고 하는데요. 겨울을 맞이해 살이 포동포동 오르고 살 속 가득 기름을 채워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얼마 전, 리뉴얼을 한 이후로는 가보지 못한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가족들과 함께 출발을 합니다. 저는 수족관보다는 수산시장을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입장료를 내고 물고기 구경을 실컷 하고는 오지만, 남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수산시장은 입장료 없이 물고기를 실컷 구경하고, 나올 때는 양손 가득 먹을 것을 싸오기 때문입니다.


새로 지은 노량진 수산시장 3층 4층에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건물은 깨끗해 졌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 수산시장 특유의 비린내가 풍겼습니다.



엘리베이터를 나오자 마자 눈앞에 수많은 가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시장 특유의 활기가 넘칩니다. 시장 가운데 에스컬레이터가 있습니다. 마치 백화점 느낌을 주고 있는데요. 시장이라는 느낌치고는 다소 생소합니다.


2층에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면서 내려다 본 시장의 풍경입니다.



2층에 올라가자 마자 또 시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가장 앞에 있는 가게에서 생참치를 팔고 있었습니다. 대방어도 그렇고 이런 커다란 생선들은 한번에 팔기가 어려운지, 이렇게 조각 조각 내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참치를 참 좋아합니다. 한때, 무한리필 참치 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소주한잔을 자주 기울였습니다. 워낙 리필을 많이 해먹어서 주인장의 눈치를 보았던 기억이 있네요.


생참치는 10여년 전, 친구들과 함께 사이판 여행가서 먹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전에는 냉동 참치만 먹다가 생참치를 처음 보았을 때는 마치 생 소고기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다양한 부위를 먹고 싶어서, 이 부위(빨간 살코기) 말고는 다른 부위는 없느냐고 물었더니, 주인 분께서 당황한 듯이 마음에 안 드시냐고 물어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알고 보니, 사이판에서는 그 부위만 먹고 다른 부위는 먹지 않는다고 했었습니다. 진짜인지 거짓인지 알 순 없지만...)


2층에는 시장도 있고, 식당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참치 정육점 앞에 있는 참치 모형을 배경으로 아이들 사진을 한 컷 찍었습니다.



정육점 옆에는 튀김 집이 있었습니다. 저녁 시간이 다 되어서 그런지, 튀김 냄새를 맡으니 생선가게의 고양이 마냥 발걸음이 자동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한달 전 안면도 대하축제에 가서도 새우 튀김을 샀었는데요. 같은 만원인데, 노량진 것이 더 맛있었습니다. 아마도 배가 더 고파서.. 겠지요? 

새우를 다시 튀겨줄 때까지, 튀김 집 안쪽으로 푸드 코트에서 자리를 잡고 기다렸습니다. 




푸드 코트 안쪽으로 국수 집 등 몇몇 식당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는 입구에 있는 튀김 간장 종지와 가위를 들고 자리에 앉아서 튀김을 기다렸습니다. 곧, 튀김이 다 데워졌다는 소리를 듣고 잽싸게 달려가서 받아왔습니다. 


바삭바삭 잘 튀겨져서 그런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버릴 것이 하나 없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방금 튀겨(데워)져서 그런지, 기름 맛도 좋고 괜찮았습니다.




맛있게 새우를 다 먹어 치우고, 잠시 딸래미가 화장실을 간 사이 주위를 둘러보았더니 신기한 전시장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한국 수산식품 홍보관 입니다.


아쉽게도 손님이 아무도 없어서 기웃거려 보았습니다. 다양한 샘플 음식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꾸이꾸이류를 가장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문제의 시식음식도 있었습니다. 이를 테면, 전복 톳 젤리 다시마 젤리 등등 몸에는 매우 좋을 것 같지만, 입에 넣으면 독특한 이질감에 몸서리를 치는 맛이었습니다.



전시장 안에 2017년 한국 프리미엄 해산물 수출품이라는 책자도 무료로 배포하고 있었습니다. 새로이 건물을 올리면서 이렇게 저렇게 신경 쓴 흔적이 보였습니다. 물론, 홍보관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는 않아 보여서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


자, 이제 대방어를 고르러 가봅니다.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 틈을 비집고 다녔습니다. 사실, 저는 수산시장에 오면, 뭐가 더 좋은지 어떤 것을 골라야 하는지에 대해서 저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닿는 곳에서 물건을 사는 편 입니다.



대방어를 잡자마자 피를 빼고 얼음에 보관해서 선어 형태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저와 장모님을 제외하고는 회를 잘 안먹다보니, 방어 한 마리를 다 살순 없었습니다. 

돌아다녀보니, 대방어를 가격에 따라 덜어서 팔고 있었는데요.

2만원부터 5만원 정도까지 모든 가게마다 비슷하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급적 누군가 일부 썰어간 방어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나마 그 가게가 장사를 했다는 흔적 같아서 조금 더 안심이 된다는 이유랄까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방어는 2만원어치만 살짝 떴습니다. 그리고 다른 회를 좀 더 사보기로 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활어회를 선호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수산시장에서 미리 떠다 놓은 회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습니다. 죽기 일보 직전의 물고기를 잡아다가 회를 쳐서 한동안 밖에 내놨으니 당연히 신선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선어회를 몇 번 접하고 난 뒤에 완전히 선어회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살은 살짝 무른 느낌이지만, 감칠맛이 더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선어회의 숙성 과정에서 기생충 같은 것들도 죽게 되기 때문에, 훨씬 더 안전하다고도 합니다.


대략 회를 뜨고 난 뒤, 4~5시간 쯤 지난 회를 좋아합니다. 선어회는 대략 저온에서 숙성 시킬 경우 최대 3~4일까지도 회로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뭐 그래도 안전을 위해서는 하루 정도가 가장 적합하지 않나 싶습니다.


점성어, 연어, 참돔, 농어 등이 들어간 세트 회 한 접시를 3만원에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5천원짜리 석화도 한 접시 사 들고 집으로 갔습니다. 물론, 소주도 한 병 반드시 들어가야겠죠?



처음 먹어보는 방어회인데, 아이들도 잘 먹습니다. 소주도 오늘따라 잘 들어갑니다.(언제는 안 들어갔을까요? ㅎㅎ) 


내일 출근도 해야 하는데, 장모님과 주거니 받거니 맛있게 먹어 치웠습니다. 

올 겨울이 더 가기 전에, 방어회 한번 더 먹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잘 먹으니까 더욱 그날이 기다려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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