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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회사 동료의 모친상이 있어 홍천에 다녀왔습니다. 모친께서 아직 나이가 이르신데, 안타까운 일을 당하셔서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론 아직 건강하신 양가 부모님께 감사 드리는 마음도 생기면서, 안부 전화도 한 통씩 드리게 되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빈소에 조문을 가면서 몇 가지 느낀 점들을 찾아보았습니다.
*부주 vs 부조 vs 부의 어떤 것이 맞는 말일까요?
평일이고 중요한 작업들이 남아 있어서, 직원들이 모두 조문을 가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의 부조금을 대신 전달하게 되었습니다. 입에는 부주가 잘 맞는데, 올바른 표기는 부조라고 합니다. 부주와 비슷하게 실제와 표기가 다른 단어로는 사돈과 사둔 그리고 삼촌과 삼춘 같은 것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조금을 부의금 이라고도 부릅니다. 잘 몰랐을 때는, 이 두 단어의 부가 같은 의미를 지닌 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먼저, 부조의 뜻은 扶(도울 부)와 助(도울 조)로 돕고 돕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부조는 장례식뿐만 아니라 결혼식 등에도 같은 의미로 사용이 됩니다. 반면, 부儀의 賻는 돈이나 재물을 뜻하는 조개 패에 펴질 부(尃)자가 합쳐진 글자에 의지를 가진 행동을 나타내는 儀(거동 의) 의가 합쳐진 의미로, 초상집에 부조로 보내는 돈이나 물품을 의미합니다.
*부조는 얼마를 하는 것이 맞을까요?
이 부분은 사람마다 각자의 기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부에서 자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형편에 맞지 않게 행동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이런 것을 허례허식이라고도 표현합니다. 사실 부조 문화는 어떠한 목적 또는 인연으로 묶인 공동체가 관혼상제 같은 큰 일들을 서로 조금씩 도와준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받은 만큼 준다는 분들도 물론 많습니다. 이 경우, 서로에서 서운할 일은 적을 수 있으나, 각자 당시의 형편에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만큼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만약, 어마어마한 부자 친척이 저의 집안 행사에 큰 돈을 주었는데, 받은 만큼 줘야 한다고 생각하면 가랑이가 찢어지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않기 때문에 친한 친구나 가족의 경우와 그 외의 인척들로 구분해서 부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초상집 조문의 경우, 좋은 일보다는 조금 적게 부조를 하는 편 입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상갓집에 다녀온 사람은 주변의 제사나 결혼 등의 행사에 왜 참석하지 말라고 할까요?
상갓집에 다녀온 다음 날이 제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간혹 이런 일들이 일정 기간 내에 겹치는 경우 다소 난감한 경우를 많이 겪게 됩니다. 예를 들면, 친한 지인의 장례인데, 마침 집안의 혼사가 있으니 조문을 가지 말라고 하는 상황들 입니다. 그 이유를 이래저래 찾아보았더니,
(1) 장례식장은 온갖 귀신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같은 곳에서도 자주 내용이 나옵니다만, 장례식장은 온갖 귀신들이 모이는 장소처럼 사람들이 생각을 합니다. 이런 곳에 사람이 조문을 다녀오면 어떤 귀신이 붙어서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제사에 참석하면 본의 아닌 손님(?)들을 데려가는 것이 됩니다. 제사는 가족의 조상신을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하는 행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 불청객들을 데리고 가면 가족의 조상신께서 기분도 안 좋을 수 있고, 준비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것 입니다. 어쩌면 다소 미신으로 여겨지는 생각입니다.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하니, 이것이 사실이든 미신이든 그런 상황은 잘 안 만드는 것이 가정의 평화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2) 장례식장에서 안 좋은 질병을 옮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옛날의 경험이 바탕이 된 지식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옛날의 장례는 정말 좋이 않은 병으로 죽는 경우가 많았을 것 입니다. 전염병이 옮기에는 해당 전염병으로 사망한 집에 조문을 가서 음식을 나눠먹는 것이 매우 적합한 환경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곳에 갔다 온 친척이 혼례식에 참석하는 경우 자칫 기분 좋아야 할 잔치 뒤에 후 폭풍을 몰고 오는 경우가 간혹 발생했을 것 입니다. 그런 병들이 언제 나타날 지 모르기 때문에, 머지 않아 좋은 행사가 있는 집안에서는 조문을 금지하는 것을 규칙으로 만들었을 것 입니다. 하지만, 옛날에야 마을과 마을이 멀리 떨어져있고, 관혼상제 같은 큰 행사가 있지 않으면 마을간 왕래가 적었다 보니, 이런 규칙들이 나름 의미가 있었다고 보입니다. 요즘에는 출근, 퇴근 길 서로 부딪히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데, 이 사람이 지금 장례식에 다녀왔는지 병원에 다녀왔는지, 감기에 걸렸는지 그것을 일일이 따져가면서 다닐 수가 없습니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모든 것은 미신이라서 요즘 세상과 맞지 않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삼성의료원에서 메르스라는 전염병이 옮아서 온 국가를 공포로 몰아 넣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병원 내 장례식장은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과연 맞는가 싶습니다. 물론 이 경우는 관혼상제에 관계없이 조심을 해야 하는 부분이니, 국가적인 재난 안전 연구원의 발표에 관심을 가지고 거기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 같습니다.
명절 이후 좋지 않은 주변의 소식이 있어, 빈소를 다녀오다 두서 없이 생각했던 것을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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