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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은 국밥을 즐겨 먹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의 가짓수만큼 종류도 많은 것이 아마 국밥일 것 입니다. 국밥은 조금 슬픈 역사를 가진 음식이라고 합니다. 전쟁이 많았던 한반도의 국민들이 피난 또는 전투 중에 급하게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빠르게 국에다 밥을 말아 먹은 것이 그 기원이라고 합니다. (비빔밥도 유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시작은 슬프지만 지금은 사시사철 김치, 깍두기하고만 먹어도 맛있는 음식의 대명사입니다.
겨울은 국밥이 가장 인기가 있는 계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운 날씨에 따끈한 국물과 밥을 먹으면 뱃속이 든든해져서 추위도 잊게 됩니다. 저도 국밥을 참 좋아합니다. 국밥에는 새 김치, 헌김치, 겉절이 할 것 없이 잘 어울립니다. 특히, 뽀얀 사골 국물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돼지 뼈를 우린 국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서울식 돼지국밥인 ‘돈수백’에서 돼지 국밥을 먹어본 뒤로 돼지 뼈를 우려낸 국밥도 맛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서울대 보라매 병원 근처에 있는 ‘돈수백’은 체인점으로 저렴한 가격과 넉넉한 양 때문에 자주 들리곤 합니다. 24시간 영업을 하기 때문에, 지인들과 술 한잔을 하고 난 뒤, 해장 겸해서 들리기도 좋기 때문입니다.
돼지 국밥 한 그릇에 6천원이면 돼지 사골 국밥이라고 해도 매우 저렴한 편 입니다. 매운 돼지 국밥은 기본 돼지 국밥에 매운 양념을 한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일반 돼지 국밥이 훨씬 더 나은 것 같습니다. 특 돼지 국밥은 일반보다 고기를 좀 더 푸짐하게 넣습니다. 돈수백 정식은 4천원을 더 받는 대신, 돼지 수육이 추가됩니다. 이 외에도 수육 또는 돼지 불 껍데기 등 안주 류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수육을 시키면 국밥 국물을 무한 리필을 해줬기 때문에 자주 시켜 먹었습니다. (모든 매장이 그런지는 모르므로, 주문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세 명이 가서, 일반 돼지국밥 2개와 돈수백정식을 하나 주문했습니다. 밥에다가 고기도 한 점씩 나눠먹기에 적당한 것 같습니다. 잘 익은 깍두기와 배추김치가 나왔습니다. 부추는 그냥 먹어도 되지만, 저는 국밥이 나오면 국밥에 넣어서 먹습니다. 여기는 매운 청양고추가 나옵니다. 제가 돈수백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뜨거운 국밥과 알싸한 청양고추를 같이 먹으면 매운 맛이 두 배가 됩니다. 입안이 얼얼하지만, 그 맛에 계속 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식으로 주문한 수육이 나옵니다. 고체 연료와 같이 나와서 고기가 식지 않게 해 줍니다. 수육을 간장 소스에 찍은 뒤, 고추와 무 말랭이 무침을 같이 올려서 한입 먹습니다. 자연히 소주를 부르는 맛입니다. 오늘도 역시 소주 일 잔과 함께 저녁을 먹게 됩니다.
국밥이 나왔습니다. 뚝배기에 펄펄 끓고 있는 국밥에 소면을 하나씩 넣습니다. 소면은 원한다면 계속 리필이 가능합니다.
부추를 넣고 국물 간을 보았습니다. 특별히 간을 할 필요가 없이 이미 간이되어서 나옵니다. 기호에 따라서 다대기를 추가해서 넣을 수 있습니다. 저는 새우젓을 조금 넣었습니다. 새우젓과 돼지 고기를 같이 먹으면 절대 체하지 않는다는 민간 요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맛은 늘 먹는 그 맛입니다. 이 가격에 천연 조미료 또는 훌륭한 재료 이런 것은 아닐 것 입니다. 하지만, 적당한 가격에 푸짐하게 고기가 들어간 국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순대 국밥도 먹습니다만, 비계가 너무 많은 경우 좀 느끼하기 때문에 특별히 즐기는 편은 아닙니다.
그러나, 돈수백의 돼지 국밥은 살코기 위주의 고기를 주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예전보다 조금 고기가 줄어든 것 같아서 아쉽지만,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요즘 같이 물가가 높은 시대에 이 가격이면 여전히 기분 좋게 먹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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